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 백앙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주요 인사들 간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을 도왔던 매가 인사들은 트럼프가 국제 분쟁에 적극 개입하자 이를 비판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계기로 회복 불능 수준으로 대립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터커 칼슨, 메긴 켈리, 캔디스 오언스, 알렉스 존스 등 매가 진영 언론인과 인플루언서를 겨냥해 독설을 쏟아냈다. 이들을 일일이 거명하면서 “나는 이들이 왜 제1의 테러 지원국인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멋진 일이라 생각하는지 안다”며 “아이큐(IQ)가 낮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멍청이들”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각종 여론전을 통해 트럼프가 재집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미국이 대외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특히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군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이 ‘미국 우선주의’에 어긋난다고 보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그들은 모두 텔레비전에서 쫓겨났고, 자기 프로그램을 잃었으며, 이제는 TV에 초대조차 못 받는다” “미친놈들이고 문제아들”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가 비난한 매가 인사들은 공통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압박에 굴복한 트럼프가 미국의 이해와 직접 연관이 없는 곳에 군대를 보냈다고 인식하고 있다. 전쟁이 격화하면서 트럼프를 겨냥한 이들의 비판 수위는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약 600만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는 유튜버 오언스는 지난 7일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문명 파괴’를 언급하자 “미친 집단 학살자”라고 비판했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부통령과 내각에 권한을 이전하는 수정 헌법 25조 발동을 주장했다. 매가 진영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폭스뉴스 출신 칼슨도 트럼프의 행태에 대해 “모든 면에서 혐오스럽다”며 “트럼프는 인간 행동에 제한을 두는 성경의 가르침을 명백히 거부한다. (트럼프를) 지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번 갈등은 이란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는 전통적 공화당 지지층과 트럼프 사이의 간극을 벌리면서 11월 중간 선거의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자칫 이번 악재로 의회 다수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트럼프에 대한 반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CNN·SSRS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35%로 역대 최저치에 근접했고, 공화당 지지자 중 강한 지지를 보이는 비율도 지난 1월 52%에서 43%로 9%포인트 하락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의회 승인 없는 추가 군사작전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며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