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개시 39일째인 7일(현지시각) 2주 동안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로써 양국은 “문명 소멸” “석기 시대”까지 언급되던 최악의 파국을 피하고 종전협상을 위한 시간을 벌게 됐다. 양국은 10일 파키스탄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 소셜’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휴전 사실을 알리면서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었다. 하지만 이란은 8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계속한다는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과를 중단(halt)시켰다고 이란 파르스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일시적인 조치로 보이지만, 이스라엘·레바논 전황 등에 따라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의 휴전 발표는 그가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인 7일 오후 8시(한국 시각 8일 오전 9시)를 불과 1시간 반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그는 이란으로부터 종전(終戰)에 관한 10개 조항의 제안을 받았다며 “우리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과 중동의 장기적 평화와 관련한 분명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언론 인터뷰에서는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라면서도 “(협상 결과가) 좋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든 (군사적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약속을 전혀 신뢰하지 않으며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현재 페르시아만에는 약 2000여척의 배가 갇혀있다. 휴전 기간내에 모든 배가 나오기는 힘들기 때문에 각국은 자국 선박을 먼저 빼내기 위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공격 중단 결정을 지지한다면서도 “2주간의 휴전은 레바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친(親)이란 무장 세력인 헤즈볼라 위협 제거 명목의 레바논 내 지상전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8일 오후 11시 선박 위치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공개된 호르무즈 해협 상황. 이란의 봉쇄로 해협 왼쪽 페르시아만과 오른쪽 오만만 일대에 수많은 배들이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마린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