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인 7일 오후 8시(한국 시간 8일 오전 9시)가 임박한 가운데, 폴리티코는 이날 “워싱턴은 물론 전 세계가 칼날 위를 걷는 듯한 긴장감 속에 종말론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다”며 “미국의 동맹은 물론 백악관 내부 관계자들조차 앞으로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문명의 멸망’까지 운운하며 이란에 합의를 압박했는데, 이를 두고 대통령이 핵을 사용할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에 관한 우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성명에서 “현 상황과 대통령의 향후 조치에 대해 아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라며 이란이 최후통첩 시한 때까지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걸프 지역 고위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간 이런 종류의 ‘불확실성’을 자신이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레버리지로 활용해 왔다. 다만 이번 경우를 놓고는 “트럼프 주변 인사들 사이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그 대가가 무엇일지에 대한 진정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핵 사용을 놓고는 신속 대응 계정을 통해 부인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시한인 오후 8시는 미국에서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이른바 ‘프라임 타임(prime time·황금 시간대)’으로, 전개 방향과 관계없이 각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실시간 헤드라인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등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후통첩 시한까지 양국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트럼프의 최후통첩에 미국 측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중단했다고 보도했지만, 악시오스는 “이란이 미국과 직접 소통을 중단했다는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중 더 많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날 트럼프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오늘 밤 한 문명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 예고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됐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에 대해 “극도로 병든 사람(extremely sick person)”이라 했고,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정신을 잃은 것 같다”고 했다. 일부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트럼프가 ‘집단 학살’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며 탄핵을 요구했고, 둘째가라면 서러울 친(親)트럼프 성향이었다가 대외 문제 개입에 대한 이견으로 충돌해 정계에서 은퇴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 등은 수정 헌법 25조 발동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