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은 6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의 ‘의회 모독죄’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AP 등은 대법원이 이날 이 사건이 정부 측 기소 취하 요청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추가 심리를 위해 사건을 하급 법원으로 환송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넌은 트럼프 1기 때 반(反)이민 정책 등의 설계에 관여한 책사 출신으로 현재는 트럼프를 추종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스피커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배넌은 2021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에 난입한 이른바 ‘1·6 사태’와 관련해 의회 증언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돼 2022년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24년 항소심도 이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는데, 배넌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진행된 미 의회의 1·6 사태 조사와 법무부 기소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 주장해왔다. 지난 2024년 6월 대법원이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배넌의 구금 유예 요청을 기각해 코네티컷주(州)의 연방 교도소에서 4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다. 지난해 트럼프 2기가 들어선 뒤 법무부는 입장을 바꿔 대법원에 사건 기각이 “정의에 부합한다”며 하급심을 뒤집어달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지낸 배넌은 현재 매가 진영의 스피커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군 장교 시절 한국군과 같이 항해를 한 걸 자랑하고, “한국 사람들을 알아가는 게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일 중 하나”라고 말하는 지한파(知韓派)이기도 하다. 다만 트럼프의 대(對)이란 작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텍사스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현장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양국의 요구가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타협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란 상황 장기화가 중국에 한국 같은 미국의 동맹을 압박해도 된다는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