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부활절 다음 날인 6일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으로 아이들을 초대해 ‘달걀 굴리기(Easter Egg Roll)’ 행사를 열었다. 1878년 시작된 이 이벤트는 가장 상징적인 백악관 개방 행사 중 하나로, 대통령 부부가 아이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하며 아동·가족 친화적인 이미지를 발신하는 것이 보통이다. 정쟁(政爭)이 낄 틈이 없는 행사지만 트럼프는 달랐다. 아이들 앞에서도 자신은 올리고 다른 사람은 낮추는 ‘본능’을 절제하기 어려웠다.

트럼프는 이날 행사 중 아이들에 둘러앉아 사인을 하고 농담도 건넸다. 그는 “너희들을 위해 사인을 해줄 수 있다”며 “그리고 오늘 밤 이베이(온라인 경매 및 고정가 쇼핑 사이트)에 이 사인을 2만5000달러(약 3700만원)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인을 하던 트럼프는 이런 농담에 그치지 않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오토펜(auto pen·자동 서명기)’ 의혹을 꺼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재임 중 인지 능력이 저하돼 각종 서류를 자동 서명기로 결재했다고 믿는데, 백악관 내 바이든의 초상으로 이를 걸어놨을 정도다.

트럼프는 “얘들아 그거 아니”라고 운을 띄우더니 “바이든은 오토펜을 사용했다”고 했다. 한 아이가 “뭐라고요”라고 묻자 “바이든은 자기 서명도 할 수 없어서 오토펜을 갖고 있었다”며 “그 큰 기계의 이름은 오토펜”이라고 했다. “서류를 직원들에게 주면 오토펜으로 서명했다”며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되물었다. 트럼프는 또 한 아이가 멜라니아를 가리켜 ‘이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온 영화 스타”라고 했다. 지난 3월 개봉한 아마존 MGM 스튜디오의 다큐멘터리 ‘멜라니아’는 2025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20일간의 상황을 멜라니아의 시각으로 담고 있는데, 다큐로는 이례적으로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차남인 에릭 트럼프 부부 등이 이런 모습을 웃는 얼굴로 지켜봤다. 트럼프는 지난해 부활절 행사에서도 바이든을 대상으로 여러 짖궂은 농담을 던진 바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일부 참석자들이 트럼프의 3선(選)을 뜻하는 “4년만 더”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UPI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