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협상을 중재하는 파키스탄이 ‘일단 휴전 후 종전 논의’를 골자로 하는 ‘2단계 종전안’을 양측에 전달했다고 로이터가 6일 보도했다. 이 안에 따르면 양측은 즉각 휴전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며 이후 15~20일 동안 추가 합의를 이어가게 된다. 미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우선 ‘45일간 휴전’을 하고 충돌을 멈춘 뒤 2단계 협상을 이어가는 종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을 ‘미 동부시각 7일 오후 8시(한국시각 8일 오전 9시)’로 또 한차례 늦춘 가운데, 양측이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협상 결과가 이번 전쟁 국면에서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아심 무니르 원수가 JD 밴스 미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밤새도록’ 접촉을 이어왔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자국 수도에서 최종 대면 협상이 성사돼 ‘이슬라마바드 협정’이 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정부도 제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은 미국에 ‘향후 절대 불가침’ 보장이 포함된 영구적 종전을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이란에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제재 완화와 자산 동결 해제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재조정하면서 “만약 그들(이란)이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계속 (해협을) 폐쇄하려 한다면 전국에 있는 모든 발전소와 다른 모든 시설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는 “6일까지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초토화→지옥문→미친 자식들“… 트럼프, 최후 통첩만 5번
트럼프는 최근 ‘최후 통첩’을 다섯 차례에 걸쳐 했다. 지난달 21일 이란에 “48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각종 발전소를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했다. 23일 “이란과 생산적 대화를 하고 있다”며 발전소 공격을 닷새 유예한다고 했다가, 26일엔 “공격 시한을 열흘 추가 연장한다”고 했다. 지난 4일엔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했고, 5일엔 ‘7일 오후 8시’라는 시한을 다시 제시했다. 이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며칠 동안 모순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항상 한발 물러선다’는 의미의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란은 일시적인 휴전은 수용할 수 없으며, 특정 시한을 정해놓고 결정을 내리라는 식의 압박에도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적 휴전을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안에도 부정적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란은 자국의 교량·원전·석유화학 단지 등이 타격받은 데 대해 응징하겠다며 쿠웨이트 석유공사 본부,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석유화학 공장 등 핵심 에너지 시설과 에너지·해수담수화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민간 인프라도 계속 타격 중이다.
만약 파키스탄의 중재안이 불발될 경우 양측 충돌은 더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NYT는 “이란의 미군 전투기 격추, 미국의 실종 장교 구출 작전 성공은 양국 모두에 승리를 주장할 명분을 제공했다”며 “이 사건이 양국 간 긴장을 더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이란 매체들은 불에 탄 미 전투기 잔해를 공개하며 “신의 은총에 따른 승리” “미군 작전의 총체적 실패”라고 선전했고, 실권자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이런 ‘승리’를 세 차례 더 거둔다면 미국은 완전히 몰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역시 이란에 “빌어먹을 해협” “미친 자식들” 같은 비속어를 사용할 만큼 탑승자 구조 작전 성공에 고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재 결렬 시 하르그섬 점령, 우라늄 회수 등을 위한 지상군 투입을 전격 결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