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30일 대(對)이란 군사 작전이 끝나면 미국과 유럽의 안보 동맹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토 일부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루비오는 이날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대통령과 미국은 이번 작전이 끝난 뒤 모든 것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는 지난달 “유럽은 미국의 소중한 동맹이자 오랜 친구이며, 미국은 언제나 유럽의 자식일 것”이라며 역사·문화적 동질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루비오까지 돌아서면서 이란 상황이 종료한 후 ‘대서양 동맹’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는 이날 “나토가 미국에 유익한 이유 중 하나는 비상시 병력, 항공기를 배치할 수 있는 주둔권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방어해 주기로 약속한 스페인 같은 나라들은 영공 사용을 거절하고 이를 자랑하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나토국 중 영국은 초기에 기지 사용을 거부했다가 뒤늦게 허용했고, 스페인은 이란 작전과 관련된 미 항공기에 대한 영공 통과를 전면 불허하고 있다. 루비오는 “나토가 단지 유럽이 공격받을 때 미국이 방어해주는 것일 뿐이고, 우리가 필요할 때는 주둔권을 거부한다면 ‘미국에 좋은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동맹은 상호 이익이 되어야지 일방통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란 작전 종료 후 나토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집권 1기부터 나토 회원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집권 후엔 나토를 압박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지출하는 합의안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나토가 호르무즈 해협 파견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나토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 “정말 큰 일이 터지면 그들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지난 27일에는 “우리가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탈퇴하면) 큰돈을 벌게 될 것”이라며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