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州)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리고 있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마지막 날인 28일 설문에 응한 약 16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 조사인 이른바 ‘스트로 폴(straw poll)’ 결과가 공개됐다. 비공식 조사이기는 하지만 보수 진영 최대 연례행사인 CPAC 참가자들은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28년 대선 공화당 경선이 오늘 열린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 J D 밴스 부통령이 53%,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35%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밴스는 지난해에 비해 12%포인트가 빠진 반면, 루비오는 32%포인트나 올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트럼프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은 1~2%대에 그쳤다.
밴스와 루비오는 차기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을 선두 그룹으로 꼽힌다. 트럼프는 “마음에 후계자가 있다”면서도 밴스·루비오 둘 중 어느 누구에게도 확실한 지지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루비오가 지난해 12월 “밴스가 2028년 출마하면 그를 지지할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지만,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과 2월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거치면서 루비오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이 더 잦아지고 있다. 밴스는 오하이오주(州) 출신으로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 그룹을 대변하고 있고, 쿠바계 이민자 집안 출신인 루비오는 당파성이 상대적으로 옅다는 게 강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언론은 이날 조사 결과에 대해 “밴스에 대한 지지가 약화하고 있는 반면, 이란 전쟁을 포함한 대통령의 ‘개입주의’ 외교 정책의 핵심 설계자로서 정부 내에서 점점 더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루비오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밴스는 과거 상원의원 시절부터 대외 문제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강하게 반대해 온 인물로, 이란 상황이 시작된 뒤 그가 주변부로 밀려났고 트럼프와 ‘불화’도 있었다는 가십이 미 정가에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내각 중 누구를 가장 선호하냐’는 조사에서도 루비오가 6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이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35%),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18%),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14%) 순이었다.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미국보수연합(ACU)이 1974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연례 행사로 보수 진영의 ‘정치 수퍼볼’로 불린다. 전국에서 모인 유력 정치인, 학계·시민 사회 인사 등이 정책과 선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보수 결집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한 뒤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거점으로 기능하며 공화당의 정체성을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