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 항행(航行) 재개를 위해 한국 등 동맹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다 이를 거두어들인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6일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글로벌 안보 환경 속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워싱턴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확고한 파트너로서 항행의 자유 수호를 위해 비대칭적 위협으로부터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능력, 물류·정비·산업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파병이냐 아니냐’라는 프레임을 넘어 ‘무기(iron)’를 보내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워싱턴 DC의 외교·안보 매체인 ‘워 온 더 락스(War on the Rocks)’에 기고한 글에서 “완벽한 요격률을 기록하고 있는 천궁-Ⅱ, 한 발당 1.5달러(약 2250원)로 드론을 잡는 블록-Ⅰ 레이저 시스템 같은 방어 체계와 군수·정비 역량을 제공하면 인·태 전역의 전력을 유지하면서도 항행의 자유를 수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의 이런 주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이 시작된 이후 대북 방공망을 구성하는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이 잇따라 반출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패트리엇과 사드의 요격 고도는 각각 15~40km, 40~150km다. 요격 고도 40~70km로 ‘한국형 사드’라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L-SAM은 아직 실전 배치 전이라 ‘구멍’이 생길 우려가 크다.
이 대표는 “2017년 사드 배치는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 보복을 촉발했고, 사드 부지를 제공한 한국의 주요 대기업인 롯데는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며 “한국이 사드 자산을 수용하기 위해 감수한 정치·경제 비용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모두 협의 및 철수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디테일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등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 통과, 구글이 요청한 고해상도 지도 데이터 반출 등 한국은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지라도 미국에 대해 상당한 선의(善意)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형식적인 통보에 그치는 협의는 파트너십이 아닌 불균형의 신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에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한미가 조지아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을 제대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미국이 동맹의 지원을 기대하면서도 국내 여론의 60%가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자산 파견을 반대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항행의 자유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에 ‘철’을 제공해야 한다”며 “소극적인 태도와 파병 사이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고, 의미 있고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첨단 지대공 미사일 같은 보호 체계를 보내 상선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이미 주둔하고 있는 동맹국의 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미국의 공격과 이란의 맞대응이 있고 난 뒤, 걸프국에 배치된 국내 방산 업체들의 대공 무기가 높은 요격률을 자랑하며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한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두 번째 무기 공급 국가가 되면서 ‘유럽의 무기고’로 부상한 것과 같이, 이런 역할을 중동의 해양 안보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