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이란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란의 ‘핵무기 포기’ 등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이날 테네시주(州) 멤피스로 향하는 전용기에 오르기 전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매우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다” “우리는 협상 타결 과정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란이 외무부 대변인과 반관영 언론 등을 통해 “미국과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합의 여부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과가 외교적 해결과 확전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스티븐 위트코프 중동특사, 자신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등이 전날까지 이란의 최고위급 인사와 협상을 진행했다며 “그 논의는 완벽하게 진행됐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 아마 전화로 협의를 할 것 같다”며 “이란은 합의하고 싶어 하고, 우리 역시 합의를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15개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않을 것이다” “그게 첫 번째고, 그들은 거기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비축한 것으로 알려진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서는 “합의가 타결되면 우리가 직접 가서 그것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내가 100% 보장할 수는없지만 만약 성사되면 내 인생의 가장 큰 거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대(對)이란 군사 작전의 분수령으로 떠오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곧 개방돼 유가도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동으로 통제될 수 있을 것” “아마도 나와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동 관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이란에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란이 더 강력한 수준의 보복에 나서겠다고 밝혀 확전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트럼프가 이날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하고 이란과 협상을 처음 공식화하면서 이란 상황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트럼프는 현재 미 정부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카운터 파트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후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1단계, 2단계, 그리고 3단계 지도부를 사실상 모두 제거했다”며 “지금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은 매우 이성적이고 존경받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악시오스는 미 협상단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대화했다고 전했다. 갈리바프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군, 수도 테헤란 시장 등을 역임한 모즈타바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이날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미국에 협조적인 임시 정권이 들어선 베네수엘라 사례를 언급하며 “(이란에서도) 아마 우리는 그런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테네시 멤피스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우리는 5일의 시간을 주기로 했고, 그 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결국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란의 태도에 대해서는 “우리 군이 훌륭하게 했기 때문에 그들은 이번에 진지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J D 밴스 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협상 개시 상황, 종전(終戰) 등을 위한 합의 사항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군사 충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중부사령부(CENTCOM)는 “미군은 정밀 유도무기를 사용해 이란의 군사 목표물을 계속 강하게 타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