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군의 해상 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이 그리스 크레타섬에 있는 미군 기지로 이동해 약 1주일 동안 수리를 받을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포드함에서는 지난 12일 세탁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다른 곳으로 번져 여러 시설이 파손됐다. 원자로 같은 핵심 설비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30시간에 걸친 진화 작업 이후 승조원들이 바닥과 테이블에서 잠을 자는 등 생활 여건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취역한 포드함은 건조 비용이 130억달러(약 19조원)가 들어간 세계 최대 항공모함이다. 축구장 3개 길이에 25층 빌딩에 맞먹는 높이를 지녔고, 4500여 명의 승조원이 생활하는 여러 공간을 구비해 ‘바다 위의 요새’라고 불린다. 미군이 보유한 최첨단 무기 시스템도 갖췄다. 하지만 잦은 고장으로 골머리를 썩였는데, 특히 2023년부터 화장실 배관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한다. 올해 1월에는 750개 변기 중 70%가 막혀 수병들이 45분을 줄 서서 대기해야 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포드함은 대(對)이란 군사 작전에 투입되기 전에도 이미 배치 10개월째를 맞이한 상황이었는데, 한 척의 항모가 배치되는 기간으로는 이례적으로 길었다고 NYT는 전했다. 항공모함 승조원은 보통 6개월을 함상에서 근무하고 6개월은 휴무가 주어지는데, 교대 없이 1년 가까이 근무 중이어서 사기가 떨어졌다고 한다. 현재 버지니아주 연안에서 정비를 마무리하고 있는 조지 H W 부시함이 이르면 이달 말 중동에 배치돼 포드호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