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강습상륙함인 'USS 트리폴리함'.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지상전 수행이 가능한 해병대 약 2500명과 강습상륙함 등을 중동에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병력이 맡게 될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석유 공급망의 핵심이자 정권의 젖줄인 하르그섬 폭격 직후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군의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조기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전쟁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미 해병대원 약 2500명을 태운 최대 3척의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해 약 5만명의 기존 병력에 합류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증파되는 전력에는 일본 오키나와 핸슨 기지에 배치된 제31해병원정대, 나가사키현 사세보가 모항(母港)인 강습상륙함 USS 트리폴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31해병원정대는 미 해병대에서 유일하게 상시 전방 배치된 원정군이다.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되는 신속 기동부대로, 상륙함과 항공 전력 등을 활용해 북한 내륙에 진격하고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최근에는 미·일 연례 연합 훈련 ‘아이언 피스트’에 참여했다.

악시오스는 해병 원정 부대가 지상 작전도 수행할 수 있지만, 미 당국자가 그 가능성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해병대 증원이 대규모 지상군 투입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가 감수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선 대외 군사 개입, 특히 중동 지상군 배치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해병대가 대사관 경비, 재난 구호, 민간인 대피 지원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병력 이동을 지상전 임박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13일 공개된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 주 동안 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했다. 집중 공격을 통해 이란의 저항 능력을 무력화하고, 조기 종전으로 가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종전 시점에 대해서는 “머지 않았다”면서도 “내가 뼛속까지 (종전 필요성을) 느낄 때”라고 했다.

미국·이란 모두 제3국의 휴전 중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이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는 그간 미국·이란의 갈등을 중재해 온 오만과 이집트가 대화 채널을 열기 위해 시도했지만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 등에 대해 최대 1000만달러(약 150억원)의 현상금을 걸었고, 이란은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