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이란 군사 작전에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는 쿠르드족이 개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쿠르드족이 개입하지 않아도 전쟁은 충분히 복잡하다”고 했다. 이란과 이라크 국경 지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최근 이란에 진입해 지상 작전 개시에 나섰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왔고 미군이 공중 지원 등을 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트럼프의 이런 입장은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한다(all for it)”고 했던 기존 입장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델라웨어주(州)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 유해 귀환식에 참석한 뒤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 마이애미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쿠르드족이 다치거나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쿠르드족이 이란 북서부에 진입해 반정부 봉기를 촉발할 의사가 있다는 뜻도 전달했지만 “원하지 않는다”며 이를 거절했다고도 설명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나라 없는 민족’이라 불리는 쿠르드족은 3000~4000만명 규모로, 기원전 3세기부터 중동 일대에서 고유의 언어와 생활 양식을 지키며 살아왔다. 오스만 제국 시절을 포함해 오랫동안 ‘쿠르디스탄(쿠르드인의 땅)’이라 불리는 지역에 밀집해 살았는데, 이란·튀르키예·이라크·시리아·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등에 걸친 쿠르드족 분포 지역을 합치면 튀르키예 국토에 맞먹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번 작전에 앞서 트럼프에 쿠르드족 동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쿠르드족은 과거 여러 차례 열강의 ‘용병’으로 동원됐다 독립국 승인을 이뤄내지 못하고 배신당한 역사가 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는 “오늘 이란은 매우 강력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란의 나쁜 행동 때문에 지금까지 목표물로 고려되지 않았던 지역, 집단들이 이제 완전한 파괴와 확실한 죽음을 위한 심각한 검토 대상에 됐다”고 밝혔다. 또 이란이 “더는 중동의 깡패가 아닌 ‘중동의 패배자’가 됐다”며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이날 이란 군사 작전 도중 전사한 6명의 미군 장병 유해 송환 행사에는 트럼프와 멜라니아 여사 부부를 비롯해 J D 밴스 부통령과 배우자 우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팸 본디 법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정부 고위 인사가 상당수 참석했다. 트럼프는 “이런 일은 언제나 매우 슬픈 일”이라며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