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주의 방패'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은 6일 발표한 ‘미국을 위한 사이버 전략(Cyber Strategy for America)’에서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등 신기술 분야에서의 미국 우위를 유지하는 한편 적대국의 국가 주도 해킹에 맞서 사이버 공간에서 더 적극적인 작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사이버 공격이 더 이상 비용 없는 활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침략에 대한 대가를 높일 것”이라며 공격 주체에게 경제 제재, 외교 압박, 법 집행 조치, 군사 대응 같은 국가 권력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질적인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북한 등 적대 국가에 의한 해킹,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위장 취업 등은 미국 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백악관이 공개한 사이버 전략은 행정부마다 보통 4년 주기로 발표하는 데, 사이버 정책에 관한 최상위 지침 역할을 하는 문서다. 나라 이름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적대국에 대한 사이버 억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백악관은 “우리를 해치려는 적대 세력에게 실질적 위협을 가하고, 실제 행동하는 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 “시민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나라의 권위주의적 기술 확산을 저지할 것”이라 했는데, 이는 북한·중국·러시아 등을 겨냥한 대목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동맹을 대상으로 한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단순한 방어를 넘어 공격 주체에게 정치·경제·군사적 비용을 부과하는 ‘비용 부과에 의한 억지’를 천명했다. 또 “정부의 모든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며 경제 제재, 외교 압박, 필요하면 군사적 대응까지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상대국 해킹 조직 무력화, 악성 인프라 제거, 공격 준비 단계에서의 선제적 차단 등을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 공격적인 작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방어를 넘어 상대의 네트워크 내부까지 깊숙히 개입해 활동을 방해하겠다는 것으로, 미 사이버사령부 등은 최근 들어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대응을 강조하고 있는 기조다. 민간 부문까지 참여해 AI 기반 자동화 사이버 방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국가 조정 센터(NCC)’ 내에 새로운 작전 유닛을 신설해 초국가적 사이버 범죄 조직을 대상으로 한 공조·집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같은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과의 공동 대응 역량을 확충하는 한편 정보 공유 확대, 합동 작전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동맹과 협력해 권위주의 국가의 사이버 영향력에 대응하고, 국제 규범을 구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백악관이 발표한 이번 전략 문서에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으로 명시됐는데, 이를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해야 할 기술’로 규정했다. 2023년 조 바이든 정부 때 발표한 문서 때는 이런 내용이 없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친화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백악관은 “대통령은 미국인들과 미래 세대가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강력한 국가, 개인의 자유, 경제적 번영, 기회의 정의 등을 누릴 수 있도록 행동해 왔다”며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의 이익을 해치고, 미국의 가치를 공격하는 자들이 스스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임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