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뉴스1

미국 워싱턴 DC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4일 발간한 ’2026 미군 전력 지수(Index of U.S. Military Strength)'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괌 등에 위치한 미군 기지에 안보적 도전을 제기하는 위협”이라며 “화성-17 같은 다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통해 미 본토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고, 핵탄두 소형화에 필요한 고도의 기술적 정교함을 갖췄다는 증거도 일부 존재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을 차단하고 미국을 한국으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미 본토에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재단은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이 약 2만85000명 내외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과 한국 내 미군 기지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분석했다. “한반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지역 중 하나로 남북 간 육·해상 경계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고, 때때로 충돌이 발생한다”며 “북한의 핵과 재래식 무기는 한국과 주한미군에 지속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했다.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에도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약 500~1000km)은 한국을 위협하고, 노동 미사일(약 1300~1500km)은 한일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며 “북한은 생화학 탄두로 한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 수백발을 실전에 배치한 상태”라고 했다.

재단은 특히 “평양(북한)은 핵 위협을 통해 한미동맹을 약화키려한다”며 “미 본토를 핵으로 위협함으로써 한미를 분리(decouple)시키려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유사시 ‘워싱턴(미국)이 과연 서울(한국)을 위해 로스앤젤레스(LA)를 희생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미 확장억제(핵우산)의 신뢰성에 대한 한국 조야(朝野)의 오랜 의구심과 관련돼 있는 것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오산 공군 기지와 캠프 험프리스 같은 주한미군 기지가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고, “북한이 병력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 내 항구나 비행장 등을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한·미·일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를 의미하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 보유 세력)’라 여러 차례 부른 바 있다. 미 조야에서는 북한 비핵화가 어려워졌다는 비관론이 팽배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