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과 이라크 국경 지대의 쿠르드족(族)이 이란에 대한 지상 작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그들의 그렇게 하려는 건 훌륭한 일”이라며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군이 쿠르드족을 위해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건 말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는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헤메네이 사후 진공 상태인 이란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친미 온건파’ 정권 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후계자로 유력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두고는 “그들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반대했다.

트럼프는 이날 공개된 악시오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베네수엘라에서 델시와 했던 것처럼 그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압송한 이후 임시 대통령으로 델시 로드리게즈 부통령을 세웠다. 트럼프는 로드리게스가 석유를 증산하고 일부 정치범을 석방한 것을 언급하며 “베네수엘라는 정말로 놀라웠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훌륭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후계자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모즈타바에 대해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는 경량급”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며 하메네이 기조를 이어갈 지도자가 등장할 경우 미국이 5년 안에 다시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이란 국민, 정권과 협력해 핵무기 없이도 이란을 훌륭하게 건설할 인물이 그 자리에 오르도록 할 것”이라며 자신이 이란 후계 구도에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부친의 후광을 등에 업은 막후 실세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강경파 인사라고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전날 “이란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고 했었다.

트럼프는 이날 “미국은 무제한으로 (미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란은 해군도 없고, 공군도 없다. 공중 감시 능력도 전멸했다”고 했다. 이어 “레이더는 모두 파괴됐고 군대는 초토화됐다”며 “그들에게 남은 건 용기뿐”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쿠르드족의 이란 공격에 “훌륭하다”고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미군이 지원을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란, 이라크, 튀르키예, 시리아 등지에 흩어져 사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번 작전에 관여하게 될 경우 이란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인접국이 ‘나라 없는 민족’이라 불리는 약 4000만명의 쿠르드족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선 자충수가 될 우려도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 /AFP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이날 연방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대(對)이란 군사 공격인 ‘장대한 분노’ 작전이 “이라크 3.0 같은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새로운)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전에 여러 가지 위험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위험들은 분명히 이란의 재래식 군사력 약화 또는 파괴라는 중대한 이익, 이란에 훨씬 우호적인 정부가 들어서는 극적인 변화 가능성과 비교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콜비는 이번 작전이 ‘정권 교체’ 그 자체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변화를 희망하고 있으며 그건 상당 부분 이란 국민의 손에 달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