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 3일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주최한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16z

사라 로저스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3일 “서구적 정신(western soul)을 가진 인공지능(AI)은 미국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소프트 파워 도구”라며 “서방 AI 기술의 확산은 우리 정부 전체의 최우선 과제로,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로저스는 이날 세계 최대의 벤처캐피털(VC) 중 하나인 실리콘밸리의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아메리칸 다이내미즘 서밋’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a16z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는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지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로 백악관 ‘AI 차르’로 일하고 있는 데이비드 색스 등 실리콘밸리 세력이 정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J D 밴스 부통령도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이해 업계와 가까운 편이다. 이날 a16z가 주최한 행사에는 로저스를 비롯해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 공학 담당 차관, 제러드 아이작먼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수장, 스리람 크리슈난 백악관 AI 정책 고문,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로저스는 이날 “개별적으로, 규칙 기반 방식으로 추론하고 사용자 동의를 우선시하는 AI는 모든 서방 세계의 원칙”이라며 “이게 전 세계 커뮤니케이션과 상거래의 상당 부분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추론 모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방 AI 기술의 확산은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했다. 로저스는 기술 관련 입법과 정책 등에 있어서 ‘이념’의 잣대를 강하게 들이대 온 인물로, 올해 초 국회를 통과한 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당국에 사실상 검열권을 부여해 한미 기술 협력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의 플랫폼법 제정 등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등에도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카프 CEO는 이날 행사에서 “늑대들이 문 앞에 다가왔고, 이미 피를 맛보았다”며 “미국에서 4차 수정 헌법 권리를 박탈하는 맥락에서 기술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이 나라의 좌우를 막론하고 (국민들이) 실제로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AI 성능이 고도화할수록 정보기술(IT) 업계와 실물 경제가 도리어 붕괴할 수 있다는 이른바 ‘AI의 역설’ 논쟁이 미국 내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카프는 “(사람들이) 실리콘밸리가 모든 화이트칼라 직업을 빼앗고, 군대를 망치려 한다고 믿는다면 그게 기술 국유화로 이어지지 않을 거로 생각하는 당신은 멍청한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차관보는 최근 AI의 군사적 활용을 놓고 국방부와 갈등을 빚은 앤트로픽을 향해 “당신들은 스스로 신이 되려 한다”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폭력에 대한 독점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