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6·25 전쟁 참전용사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약 4만명의 전사자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을 건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 한국전 참전용사 한미 추모사업회(이사장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 목사)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이사장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3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州) 육군·해군 회관에서 합동 모임을 갖고 “역사적 진실을 보존하고 동맹과 파트너십, 공동의 희생을 상징하는 지속 가능한 상징물로 자리매김할 한국전쟁 유엔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서울에 조성한다는 공동의 비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1995년 워싱턴 DC 내셔널 몰 지역에 건립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은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장소로 연간 40만명이 찾는 명소다. 조각가 프랭크 게일로드가 제작한 스테인리스 조형물인 ’19인 용사상’이 있고, 2022년엔 이 옆에 6·25 전쟁에서 전사한 한미 군인 4만3000여 명과 2400명의 참전용사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을 조성했다. 두 재단은 이를 서울 도심에도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한국 측이 부지 선정과 모금 활동, 미국 측이 설계와 기술·국제 협력을 각각 맡기로 했다. 박선근 미국 한미우호협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6·25 전쟁 영웅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손자 조지프 맥크리스천, 장진호 전투에서 활약한 레이먼드 데이비스 장군의 아들 마일스 데이비스 판사 등이 이사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 존 바르툼 미 보훈부 차관, 마이클 디솜브레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에이브러햄 김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앤디 김 의원은 “한미 전략 동맹을 표현하는 데 이번 프로젝트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나라를 하나로 묶었던 6·25 전쟁과 점점 더 멀어지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이 시기에 6·25 전쟁의 중요성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상징이 필요하다. 언젠가 내 두 어린 아들들을 데리고 한국에 가서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경의를 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197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굴지의 사업체를 일군 박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 정부의 수많은 고위 인사들과 만나 기념비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이를 행동에 옮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아무도 움직이지 않으니 나부터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바르툼 차관은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자유 수호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에 빚을 지고 있다”며 “그들의 용맹이 역사의 중대한 순간에 폭정에 맞서 유엔 헌장의 원칙을 수호할 수 있게 했다. 그들이 자유를 위해 치른 대가를 우리의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자유를 위해 싸운 이들을 기리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한국에 기념물 건립을 추진하는 여러분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했다. 바르툼은 “‘한미 동맹은 필수 불가결하고, 탄력적인 민주주의 국가이자 소중한 경제 파트너로 번영한 한국과 함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표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도 했다. 디솜브레 차관보는 “한미 동맹은 미국과 한국, 유엔군 장병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 위에 세워졌다”며 “그들의 유산은 평화·번영을 위한 우리의 헌신에 영감을 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