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25일 “미국은 모든 정부 관계자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이란, 언젠가 북한의 누구든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관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루비오의 이런 발언은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손자와 대화했다는 보도 요청을 확인하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란, 북한 등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재확인한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이날 북한 김정은이 미국에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카리콤(CARICOM·카리브공동체) 정상회의 참석차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를 방문 중인 루비오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쿠바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서반구 패권 장악을 공언한 트럼프 정부가 다음 군사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큰 곳으로 거론되는데, 쿠바계 이민자 집안 출신으로 공산주의 정권에 비판적인 루비오는 “쿠바가 현재 매우 심각하고 재앙적인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체제 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변화나 그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된 조치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자고 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루비오는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제네바 핵 협상이 임박한 이란, 핵·미사일이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을 언급하며 “미국은 모든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 “협상과는 다르지만 다른 사람이 말하는 관점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북한의 9차 노동당 대회 총화 보고에서는 김정은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면 미국과 좋게 지낼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여러 차례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을 의미하는 ‘핵 보유 세력(nuclear power)’이라 부른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다음 달 말 트럼프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미·북 정상 간 소통이 모색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나 국무부 차원에서 접촉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우리 외교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