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안보 수장을 지낸 허버트 맥매스터(64)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내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연기·중단 움직임에 대해 “김정은이 스스로 더 강해졌다고 느끼게 만들어 오히려 그를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나라면 그런(훈련 축소) 조언을 트럼프에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육군 중장 출신인 맥매스터는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완료를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지금은 김정은 관련 위험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지휘 통제, 합동 역량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양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미 훈련을 축소·연기하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나.
“내가 만약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한미 간에 결의가 부족하다고 인식되는 훈련 중단 같은 행동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스스로 더 강해졌다고 느끼게 만들어 자극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 한·미·일 3국의 강인함을 계속 전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 원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 미·일이 서해에서 중국 견제 성격의 훈련을 하는 데 한국이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과 인민해방군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몫이다. 다만 중국은 남중국해 등 인도·태평양 전역에 걸쳐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공산당이 이 지역에 대한 야망을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국, 일본, 대만 같은 이웃 국가들과 종속 관계를 구축하고 인·태 지역에서 배타적 우위를 확립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한국 국민들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이미 6·25전쟁 때 중공군을 경험하지 않았나.”
- 이재명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열린 9차 당대회를 보면 김정은은 훨씬 덜 고립돼 있고, 이 때문에 더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공격적인 행동을 할 위험성, 전작권 책임을 이양할 사령부의 준비 태세 등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 한미 합동 작전의 효율성에 있어서는 그 어떤 것도 바뀌어서는 안 된다. 육·해·공은 물론 우주·사이버 공간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인데, 지휘부의 조정 및 통합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덜 관여하게 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외 문제 개입에 비판적인) 미국 국민을 상대로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1940년대 후반 CIA 보고서에 ‘미군이 한반도에서 마지막으로 철수한 뒤 몇 달 안에 북한이 대규모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 돼 있었다. 미국에는 1950~1953년 참혹했던 전쟁을 여전히 기억하는 세대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미 국민에게 강조해야 한다.”
- 트럼프가 4월 중국을 방문하는 데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을까.
“트럼프는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른 누구도 성사시키지 못한 협상을 자신은 해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에서 김정은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자리를 박차고 협상장을 나갔던 것과 같이 나쁜 협상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다.”
- 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어떻게 봤나.
“NSS는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이상을 추구하는 문서에 가깝다. 지금의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으로 구성된 침략의 축 나라들이 기존 질서와 국제 규칙을 무너뜨리고 이를 자신들의 권위주의 통치에 유리한 새 규칙으로 대체하기 위해 전례 없는 방식으로 결집·협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기를 바랐는데, 큰 거래 성사를 원하는 트럼프가 (협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포함하지 않은 것 같다.”
☞ 허버트 R 맥매스터
1962년생.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초기인 2017~ 2018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퇴역 미 육군 중장으로 타임지가 “21세기 미 육군의 학구 전사”라고 평가했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베트남전 연구 등으로 군사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을 기반으로 쓴 책 ‘직무유기’는 베트남전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역작으로 미군의 필독서로 꼽힌다. 걸프전·이라크전·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다. 트럼프와 대북, 대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가 경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