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 /뉴스1

미 연방 하원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규제 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이 5일(현지시각)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 대한 소환장(subpoena)을 발부했다. 두 의원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다. 법사위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한 한국 정부 기관이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로저스가 23일 위원회에 출석해 한국 정부의 미국 혁신 기업 ‘표적화’에 대해 증언하고 한국 청와대·정부·국회 등과 통신한 기록 전부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의회 소환장은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의회 모독죄 등으로 기소될 수 있어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이날 본지가 입수한 소환장과 법사위 서한을 보면, 로저스 쿠팡 최고행정책임자(CAO) 겸 법무 총괄이 한국 정부의 차별적 규제 집행 여부에 대한 미 의회의 감독·조사에 응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 임명된 로저스는 지난해 12월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출석했고, 이후 증거 인멸과 위증 혐의 등으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위원회는 “우리는 과거부터 한국의 공정위가 미국의 혁신 기업을 표적 삼아 과징금·벌금을 남발하고 차별적인 집행을 통해 자국 경쟁사를 보호한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며 “최근 수개월 동안 차별적 조치가 강화됐고,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까지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세입위원회에 이어 23일 있을 청문회에서는 법사위 위원들이 공화·민주 등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쿠팡에 대한 질의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고액 벌금을 요구하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점을 명시하며 “쿠팡 표적화와 미국인 임원에 대한 기소 가능성은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불필요한 장벽을 제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약속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소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이날 서한을 발송한 조던 법사위원장의 정책·전략 담당 수석을 지낸 타일러 그림은 현재 쿠팡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스트로 등록돼 있다. 그가 속한 ‘밀러 스트래티지스’는 트럼프 정부 들어 워싱턴 DC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로비 회사 중 하나로, 청문회 성사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