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위대한 나라 일본은 8일 일요일 매우 중요한 선거를 치른다”며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는 강력하고 힘세고 현명한 지도자이며 자기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을 이미 입증했다”고 했다. 8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다카이치 공개 지지를 선언한 것인데, 트럼프가 자신과 친분이 깊은 정치 지도자가 있는 남미·동유럽 일부 국가의 선거에 대해 관여한 적은 있지만 동아시아 동맹의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최근 “미·일 동맹의 미래가 찬란할 것”이라 했었다.
트럼프는 이날 “난 3월 19일에 다카이치를 백악관에서 맞이하기를 기대한다”며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나와 내 대표단 전원은 그녀로부터 매우 감명받았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양국 모두에 크게 도움이 되는 무역 합의를 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다카이치는 그녀와 그녀의 연합(자민당과 일본유신회 연립 여당)이 하는 일에 대해 높게 평가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미 대통령으로서 영광스럽게도 그녀와 그녀의 매우 존경받는 연합이 대표하는 바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한다”며 “그녀는 일본 국민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하는 대가로 상호 관세를 15%로 낮췄고, 이르면 3월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재집권한 뒤 자신과 친분이 깊은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헝가리, 하베이르 밀레이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등의 선거 상황을 언급하는 데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아르헨티나 중간 선거에서는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밀레이를 위해 통화 스와프 등 400억 달러 금융 지원 패키지를 연계시켰는데, 밀레이의 ‘자유전진당’이 세간의 전망을 깨고 극적인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이날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헝가리의 오르반을 공개 지지하며 “나는 그가 헝가리 총리로 재선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헝가리와 미국의 관계는 오르반 총리의 큰 기여로 내 행정부 아래에서 새로운 차원의 협력과 놀라운 성과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일본 총선에 대한 언급을 넘어 다카이치 지지를 공개 표명한 것은 미 정치권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일이다. 이미 일본 주요 언론은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가 다카이치가 목표로 하는 과반 의석수를 훨씬 웃도는 성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는데, 트럼프의 이런 공개 지지가 상당한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일본 방문 당시 다카이치와 첫 대면(對面) 회담을 가졌는데, 다카이치가 트럼프와 팔짱을 끼려 하고 연설을 하는 트럼프 옆에서 ‘폴짝폴짝’ 점프하는 모습이 미 조야(朝野)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미·일 정상 간 전화 통화도 여러 차례 이뤄졌는데, 총선 이후 다카이치가 전쟁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보통 국가’로의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