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뉴스1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과 최대 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1년 넘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영풍·MBK가 미 의회에 로비 활동을 하기 위해 현지 대형 로펌을 신규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의 미국내 대규모 제련소 건설 투자를 비판해 온 영풍·MBK 연합이 이 프로젝트 견제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미 하원이 공개한 로비스트 등록 내역을 보면 영풍(YPC),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 목적 법인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KCIH)’는 오하이오주(州)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로펌인 ‘스콰이어 패이튼 보그스’를 신규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로비 의뢰 주체로는 영풍·MBK 연합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명시됐다.

구체적인 로비 이슈는 ‘테네시주 핵심 광물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라고 밝혔다. 영풍·MBK는 지난해 고려아연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최대 11조원 규모 제련소 건설 투자를 결정하자 “최 회장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백기사’를 동원한 것”이라 비판했다. 테네시 프로젝트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 속 트럼프 정부의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미 국방부가 합작 법인에 참여하고 투자금을 지원하는 반대급부로 상당한 지분을 가져가게 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 투자 결정 직후 “미국의 큰 승리”라 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이면서 테네시가 지역구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동맹과 협력해 미국의 경제 안보를 회복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을 지원하는 직접적인 성과”라고 했다. J D 밴스 부통령의 측근이자 핵심 광물 다변화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제이콥 헬버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은 고려아연 투자 건을 ‘모범 사례’로 꼽으며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풍·MBK 연합이 신규 로비스트를 선임하자, ‘미 의회를 상대로 테네시 투자 건에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영풍·MBK측은 이와 관련 “향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현지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