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2월 13일 백악관에서 나롄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인도에 부과한 상호 관세를 25%에서 18%로 7%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아 기존 상호 관세 25%에 제재성 관세 25%를 추가로 부과했는데, 상호 관세를 낮추고 제재성 관세도 철회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한국에 대해서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여당이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고, 주요 당국자들이 미국을 방문해 양자(兩者)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나롄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를 갖고 무역,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 등 다양한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잠재적으로는 베네수엘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원유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매주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디 총리에 대한 우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즉시 발효되는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합의에 동의했다”며 “미국은 (인도에 대한) 상호 관세를 25%에서 18%로 인하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까지 백악관 인사국장으로 있다가 부임한 세르지오 고르 인도 주재 미국 대사가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용 다자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 소속인 인도는 트럼프 정부의 대(對)중국 견제에 필수적인 파트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트럼프가 인도에 ‘2차 제재’ 차원에서 보복성 관세를 부과했을 때 외교가에서 적지 않은 비판이 있었다. 트럼프는 “인도와 우리의 놀라운 관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모디 역시 이날 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18%로 인하돼 기쁘다”며 “14억 인도 국민을 대표해 이 훌륭한 발표를 해준 트럼프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친(親)트럼프 성향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인도는 충분히 관세 인하를 받을만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 불법 이민자 ‘아웃 소싱’ 정책에 적극 협력한 엘살바도르와는 최근 상호 관세 0%가 명시된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는 상호방위조약에 입각한 미국의 정식 동맹인 한국에 대한 태도와는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J D 밴스 부통령과 만나 ‘핫라인’을 개설하고 팩트시트(Fact Sheet·공동 설명 자료) 이행 의지를 확인한 지 사흘 만에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직후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 DC를 찾아 카운터파트와 협의를 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4일 국무부가 주최하는 핵심 광물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도 3일 마코 루비오 장관과 따로 만나 후속 조치에 대한 이행 의지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최근 일본에 대해서는 “미·일 동맹의 미래가 찬란할 것”이라 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함께 빛나는 미래를 쌓아가자”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