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 우선은 대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계획은 (이란이) 우리와 대화하는 것” “우리가 뭔가 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말했다고 해당 기자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전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베네수엘라 때보다 더 큰 함대가 있다”며 협상이 좌초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며 군사 작전을 감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 주변 국가들이 양국 사이를 중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들이 협상하고 있으니 우리는 지켜보겠다”고 했다. 중동의 미 동맹국들에 대해 “(이란에 대한) 내 계획을 말할 수 없다”며 “계획을 알려준다면 당신(기자)에게 계획을 말하는 것만큼이나 안 좋을 것이다. 사실 더 나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알다시피 지난번에 그들이 협상했을 때 우리는 그들의 핵을 제거해야 했고 (협상은) 효과가 없었다”며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미군이 B-2 스텔스 폭격기 등을 동원해 이란 내 핵시설을 기습 타격한 것을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장기전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고 결정적인 공격 방안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군 자산이 중동 지역에 대대적으로 전개된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이란 핵 프로그램 및 탄도미사일 무기고 타격을 넘어 정권 붕괴까지 포함한 다양한 군사적 목표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이 핵을 포기하고 반정부 인사 탄압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충분히 강력한 타격을 주는 방안이 이상적인 옵션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최근 백악관, 국방부가 마련한 공격 옵션들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대규모 공습을 통해 이란 지도부와 혁명수비대(IRGC) 시설을 타격하는, 이른바 ‘빅 플랜(big plan)’도 있다고 WSJ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보다 제한적인 선택지로는 이란 정권의 상징적인 표적들을 타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기습 작전을 벌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했지만,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것은 난도가 훨씬 더 높다는 게 중론이다. 베네수엘라와 달리 이란 수도 테헤란은 내륙의 매우 깊숙한 곳에 있고, 이란 정권이 최고 지도자 보호에 매우 철두철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