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백악관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자신이 재집권한 뒤 10번째 내각 회의를 주재했다. 평소 2~3시간에 걸쳐 내각 인사들의 모두 발언을 듣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가졌던 것과 달리 이날 회의는 약 80분 만에 끝났다. 트럼프는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나의 내각은 정말 훌륭하고, 3시간 동안 (한 명씩 발언권을 줘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이게 훨씬 좋다”고 했다.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연방 요원의 총격 사건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발언 기회가 없었고, 트럼프도 이와 관련된 언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J D 밴스 부통령 특유의 유머 감각이 돋보였다. 트럼프가 자신의 재계 지인(知人) 중 한 명이 오젬픽(당뇨병 치료제이지만 체중 감량 효과도 있는 약)을 복용한 것을 언급하며 “그 친구에는 효과가 없었다”며 “이름은 말하지 않겠지만 굉장히 유명한 사람인데, 제발 이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나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내각 인사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는데, 밴스가 “여러분 대통령은 저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재치 있게 받아쳤다. 트럼프는 “우리의 훌륭한 부통령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발언을 이어갔다. 회의 말미에 발언 기회를 다시 얻은 밴스는 “나는 여기에 공짜 커피를 마시러 왔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 도중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를 먹냐고 질문하더니 돌연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이 이를 복용하고 있는 사실을 공개한 적이 있다. 러트닉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의 철강 생산량이 26년 만에 일본을 앞질렀다”며 “이는 전적으로 대통령님의 관세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 말을 듣더니 “나는 박수 한 번 받지 못했는데 나보다 훨씬 더 잘 말한다”며 “그 발언은 내가 직접 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과거 트럼프가 내각 회의 도중 눈을 감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그는 “기자회견을 3시간 넘게 하다 보니 솔직히 너무 지루해서 그냥 빨리 나가고 싶어서 눈을 감았던 것”이라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