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도쿄의 미국 대사 관저에서 열린 '맥아더 하우스' 명명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축사가 상영되고 있다. /주일 미국대사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무역 합의에 대한 후속 이행 조치가 미비한 것을 문제 삼아 자동차·의약품 등에 부과한 관세를 15%에서 25%로 10%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주일 미국 대사관에는 “미·일 동맹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비슷한 시기 미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한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0조원)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했는데 올해 3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방미(訪美)를 계기로 1호 투자 프로젝트 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재외 공관 관리 등을 총괄하는 마이클 리가스 행정·자원 담당 부장관은 지난 25~28일 나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도쿄에 있는 미국 대사관저를 ‘맥아더 하우스’로 명명(明命)하는 공식 만찬에 참석했는데, 국무부는 “이번 순방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고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인·태) 지역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 노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덤 250’ 캠페인을 미 이익 증진, 미·일 관계 강화를 통해 구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 관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최고사령관이던 고(故) 더글러스 맥아더(1880~1964) 장군이 거주하며 일본 재건의 거점 역할을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도 이날 만찬에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는데, “미·일 동맹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 밝혔다고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 대사가 전했다. 지난 4월 부임한 글래스는 오리건주(州)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이자 트럼프의 오랜 후원자 중 한 명으로 1기 때 포르투갈 대사를 지냈다. 글래스는 “대통령이 전한 강력한 메시지로 흔들리지 않는 미·일 파트너십의 힘과 지속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다카이치는 이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글래스가 올린 글과 사진을 공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동맹의 미래가 눈부실 것이라 단언했다’고 들었다”며 “함께 미·일 동맹의 빛나는 미래를 쌓아가고 싶다”고 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를 계기로 만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오른쪽),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왼쪽), 일본 정부의 대미 투자 책임자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X(옛 트위터)

일본은 큰 불협화음 없이 대미 투자 계획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와 달리 별도의 입법·비준 절차나 기관 설립이 필요 없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별도의 입법·비준 절차나 기관 설립이 필요 없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이 발행하는 달러 표시 채권, 외환 보유액(약 1조3500억 달러) 일부 전환 등 기존 법·제도 안에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최대 250억 달러 데이터센터 인프라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거론되고 있는데, 3월 워싱턴 DC에서 열릴 미·일 정상회담에서 1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일본의 대미 투자 책임자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난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미국 내 발전 시설 확충에 집중하고 있고, 양국 간 무역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