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州)에서 연방 이민 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을 두고 여기에 반발하는 시위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도록 하고, 사실에 따라 결론이 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백악관 ‘국경 차르’인 톰 호먼도 미네소타로 보내 주 당국과 협조할 것을 지시했는데, 팀 월즈 주지사 등을 강하게 몰아부쳤던 것과 비교하면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이번 일을 놓고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상당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레빗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연방수사국(FBI)이 활발히 수사하고 있고 세관국경보호국(CBP)도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수사와 관련해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월즈와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는데, 호먼이 현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작전을 총괄하고 민주당 소속인 주지사 및 미니애폴리스 시장과 협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트럼프는 미네소타에서의 강력한 이민 단속에서 일종의 전략적 후퇴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 등 강경 노선을 이끌던 인사들에 대해 우회적으로 책임을 물은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민 단속 목표 자체는 지지하지만 접근 방식에 대한 환멸이 커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레빗은 이날 총기 소유·휴대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가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법을 준수하는 미국 시민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알렉스 프레티의 옷 속에 권총이 있었다며 민간인 사실을 정당화하자 총기 단체들은 ‘총기 소지자를 악마화한다’고 반발했다. 보수 진영은 전통적으로 총기 소지의 권리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한데, 레빗은 이에 대해 “미국인들은 헌법상 무기 소지 권리가 있지만, 합법적인 이민 단속을 방해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또 연방 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이른바 ‘성역 도시’와 관련해 “이를 영구히 종식시키는 법안을 즉시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ICE를 비롯한 국토안보부 지출이 포함된 세출 법안 패키지를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셧다운(연방 정부 업무 중단)에 들어갈 수 있다. 주말 눈폭풍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중서부와 동부 전역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레빗은 “국민을 위한 정부 예산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 24일 총격 사건의 배경에는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책임이 있다며 “이 비극은 미네소타의 민주당 지도자들이 수주간 의도적이고 적대적인 저항을 벌인 결과 발생했다” “성역 도시 정책으로 연방 이민법과 국민의 뜻을 적극적으로 무시했고, 그 결과 미네소타 주민들은 월즈의 통치 아래 거리에서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