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와 관련해 아무 대가도 지불하지 않으면서 기한 없이 ‘전면적 접근권(total access)’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미국·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까지 전개됐지만, 전날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마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을 한 뒤 “합의의 틀(framework)을 마련했다”며 영국·프랑스 등 8국에 2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10% 보복성 관세를 거둬들였다.
트럼프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부 사항을 지금 협상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그린란드에 대한) 전면적 접근”이라며 “거기에는 끝이 없고, 시간제한도 없다. 우리는 99년이니 10년이니 하는 그런 계약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는 그린란드에 대한 ‘접근권’이 영구적이고 전면적일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는데, 트럼프는 미국이 반대급부로 어떤 대가를 지불하냐는 질문에는 “아무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군사적 접근권을 갖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을 둘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중국·러시아 등 외부 위협으로부터 반구(半球) 안보를 지키기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우리는 국가 안보, 국제 안보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그래서 ‘골든 돔(golden dome·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을 건설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어떤 것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골든 돔은 매우 놀라운 것으로 이스라엘(아이언돔)의 100배 정도 될 것”이라며 “전부 미국에서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어 “‘나쁜 사람들’이 발포하기 시작하면 그건 그린란드를 넘어온다”며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놀랍다” “로널드 레이건도 오래전에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당시에는 어떤 기술도 없었다” “우리는 믿기 어려운 기술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전날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비트 위트코프 중동 특사 등이 후속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유럽과의 협상이 “아주 잘 검토되고 있다”며 “우리가 이걸 발표한 뒤에 주식시장(주가)이 상당히 크게 오르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이날 ‘접근권’을 언급하면서 소유권 확보 시도에서 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는 전날 그린란드 매입을 위한 ‘군사 옵션’을 배제하면서도 이를 “우리 영토”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이번 협상은 중국·러시아가 결코 발판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