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 성향 유튜브 인플루언서 조 로건은 지난 13일 자신의 팟캐스트 방송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을 비난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30대 여성 르네 구드가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 중 총격으로 숨진 사건에 대해 “누군가 미국 시민, 그것도 여성의 얼굴에 총을 쏘는 건 보기 끔찍하다”며 “우리는 진짜 게슈타포(독일 나치 정권 비밀경찰)가 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로건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2030세대의 지지를 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2기 취임 1년을 맞은 가운데, 핵심 지지층인 매가(MAGA) 진영이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11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까지 떠올랐다는 미 정치권과 언론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조기 레임덕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달 들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압송(3일), 르네 구드 총격 사망(7일) 등 각종 현안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MAGA 진영 인사들의 내부 비판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MAGA 진영 내 영향력이 큰 보수 성향 방송인들도 이민 정책에 쓴소리를 했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구드가 정파와 신념이 다른 사람이었다 해도 그가 죽었다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고, 방송인 메긴 켈리는 “미국인들이 이민 단속을 부정적으로 여겨 중간 선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마두로 체포 이틀 뒤인 지난 5일에는 트럼프 1기 실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관심은 차라리 여기(미국 본토)에 쏟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재집권의 기반이 된 MAGA 진영은 2기 첫해부터 분열 조짐이 일었다. 지난해 6월 트럼프 행정부가 적성국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하자 지지층에서는 “미국 국내 문제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ICE의 강압 단속에 히스패닉 지지층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유착 의혹은 파열음을 냈다. 트럼프의 호위무사로 불리던 충성파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관련 문건 공개를 주장했다가 트럼프의 눈 밖에 나 지난해 정계에서 은퇴했다.
올해 들어 베네수엘라 마두로 축출, 이란 반정부 시위, 그린란드 편입 시도 등 트럼프가 개입했거나 개입을 공언한 현안들이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어 MAGA 분열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집권 공화당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은 트럼프가 의회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그린란드 편입을 위해 유럽의 전통적 우방에도 완력을 과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고물가 등으로 인한 민심을 의식한 의원들의 독자 행동이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피터 틸 팔란티어 창업자 등 공화당 큰손들이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MAGA 후보를 지원할 채비를 보이고 있다.
MAGA 운동의 사상적 뿌리와 흐름을 파헤친 ‘퓨리어스 마인즈: MAGA 뉴 라이트의 탄생’의 저자 로라 K. 필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MAGA는 처음부터 지적인 운동은 아니었지만 상당수 지식인이 트럼프가 구사하는 민족주의 경제 정책, 국경 통제 강화 등에 이념적인 연료를 공급하고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이후 MAGA는 밴스 같은 인물을 새 기수로 내세우려 할 것”이라며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극단적이어서 공화당은 트럼프 이후에도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MAGA의 해악으로 “관료제에 대한 파괴가 제약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 여파로 인해 보수 우위인 대법원의 판결이 정부 권한을 더 허용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