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압송한 가운데, 미 정치권에서는 이번 작전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지상 작전을 시사했을 때부터 논란이 됐던 것인데,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이번 작전이 “정당하지 않고 불법”이라고 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대통령의 리더십 정분에 마두로가 자행한 ‘마약 테러’가 종식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습의 ‘적법성’을 놓고 정치권에서 한동안 논란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번 작전이 있기 전부터 헌법과 1973년 제정된 전쟁 권한법을 인용해 트럼프가 사전에 의회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에 자제를 권고하는 결의안 통과 같은 입법 시도는 트럼프를 엄호하는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에 의해 번번이 가로막혔는데, 짐 맥거번 민주당 하원의원은 “대다수 미국인이 군사 행동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의회 승인 없이 트럼프가 정당성 없고 불법적인 베네수엘라 공격을 감행했다”며 “미국인을 위한 의료비에는 충분한 돈이 없다고 하면서 전쟁 자금은 무제한이라 주장하나”라고 했다. 전쟁권한법을 보면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60일간 ‘적대 행위’ 참여를 허용하면서도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라크 전쟁 참전 용사 출신인 루벤 가예고 상원의원은 “마두로가 독재자는 맞다”면서도 “이번 전쟁은 불법이다. 우리가 베네수엘라와 전쟁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불과 1년 만에 미국이 세계의 경찰에서 ‘폭군(暴君)’으로 전락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외교통인 한국계 앤디 김 상원의원도 “몇 주 전 ‘정권 교체’가 아니라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의회에 노골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며 “이번 공격은 힘을 보여주는 것도, 건전한 외교 정책도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친구와 동맹이 필요한 시기에 미국을 고립시킬 뿐”이라고 했다. 하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루비오는 11월 침공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며 의회를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마두로를 정당한 지도자라 보지 않고 마약 밀매 혐의로 그에게 5000만 달러(약 720억원)의 현상금도 걸었지만, 베네수엘라가 여전히 유엔 회원국이기 때문에 국제법과 관련된 논란도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작전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는데, 카를로스 히메네스 의원은 “트럼프가 서반구의 역사 흐름을 바꿔놨다”며 “베를린 장벽 붕괴에 비견될 이번 조치 덕분에 우 나라와 세계는 더욱 안전해졌다”고 했다. 플로리다가 지역구인 릭 스콧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의 리더십 덕분에 우리 반구(hemisphere·서반구)가 더욱 안전해졌다”며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베네수엘라와 라틴 아메리카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루비오와 통화한 마이크 리 의원은 “오늘 무력시위는 (마두로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사람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알려줬다”며 “이번 조치는 실제 또는 임박한 공격으로부터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헌법 제2조에 따라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고유 권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