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州)에서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에서 천문학적인 돈이 샜다는 스캔들이 불거져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이 거대한 사기극(giant scam)의 바닥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했다. 미네소타에는 미국 내 가장 큰 소말리아계 커뮤니티가 있고 이들 중 일부가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트럼프 정부는 연방 정부 부처와 수사 기관을 총동원해 이번 스캔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트럼프는 “캘리포니아는 더 나쁘고, 일리노이도 더 나쁘고, 안타깝게도 뉴욕은 더 나쁘다”라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다른 주를 대상으로도 조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린 새해 전야(前夜) 파티에서 무대를 올라 마이크를 잡고 “우리는 이 나라를 되찾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를 비롯한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민주당 주 정부가 불법 이민자들의 ‘복지 사기’를 눈감아주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정치적 우위를 공고화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그들은 1800억 달러(약 260조 4600억원)를 훔쳤는데 상상이 가냐”며 “사기극의 밑바닥까지 파헤칠 것이다. 그거 말고는 우리는 즐거운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는 ’1800억 달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는 부연하지 않았다.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는 “사기의 90%가 이 나라에 불법으로 들어온 소말리아계들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했었다.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납세자들로부터 수억 달러를 횡령한 미네소타에 기반을 둔 소말리아계 ‘사기 조직(fraud network)’을 해체하고 있다”며 “납세자들은 완전한 투명성을 누릴 자격이 있고, 기소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31일 기준 법무부(DOJ)가 ‘메디케이드’ 관련 사기를 적발해 98명을 기소했고, 국토안보부(DHS)는 미네소타 현지에서 가가호호 방문해 가며 대규모 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건부(HHS)는 미네소타 내 보육 시설 등에 지원하던 보조금 1억8500만 달러 전부를 동결한 상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31일 폭스뉴스에 “트럼프 정부의 최우선 순위 과제”라고 했는데, 정권의 명운이 걸린 11월 중간 선거 때까지 이런 반(反)이민 정책 드라이브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측근 중 한 명인 매가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X(옛 트위터)에서 “2026년에는 난민이라 거짓말한 무슬림들이 대거 추방되기를 바란다”며 “대규모 강제 추방을 할 수 있는 11개월의 시간이 있고, 그렇지 않으면 이 나라는 끝장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스캔들은 23세 보수 성향 유튜버인 닉 셜리가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내 보육 시설 10여 곳을 방문한 뒤 올린 영상이 논란에 불을 붙였는데, 이후 보수 성향 언론·유튜버들이 미네소타 외 다른 주에서도 비슷한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CNN으로 대표되는 진보 성향 기성 언론들이 정치적 올바름(PC) 코드를 우려해 이번 스캔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불만도 상당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