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평택 주한미군 기지에 주둔해 오던 미 육군 비행대대가 지난달 비활성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적으로 ‘비활성화(deactivate)’는 특정 부대의 실질 운용이 중단되거나 부대가 해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주한미군의 순감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발간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해 온 5-17공중기병대대(5-17 ACS)는 지난달 15일 비활성화됐다. 2022년 창설된 5-17공중기병대대는 부대원 약 500명과 함께 아파치(AH-64E) 공격헬기, RQ-7B 섀도우 무인기 등을 운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비활성화가 당장 작전 종료, 해당 부대 병력 및 장비 철수 등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대체 부대 투입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보고서는 또 5-17공중기병대대 비활성화 하루 뒤 험프리스 주둔 제2사단 전투항공여단(CAB)의 의무 후송 부대(MEDEVAC)가 ‘재편(restructured)’됐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국방부는 육군 항공 전력의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이 지시한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ATI)’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텍사스주(州) 포트 후드 등 미 본토 5개 기지에서도 공중기병대대가 역시 비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는 이번 비활성화 조치가 주한미군 병력의 순감을 의미하는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책임 재조정, 한국 정부의 국방 지출 확대 등을 포함하는 ‘동맹 현대화’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2만8500명 규모인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CRS 보고서도 ‘관측자’를 인용해 1개 공중기병대대 감축이 ‘전투력의 감소(combat power reduction)’라고 했다. 우리 국방부는 2일 이에 대해 “한·미는 주한미군 전력운용 관련 긴밀한 협의 및 공조체계를 유지한 가운데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만 했다.

헤그세스가 지난해 4월 30일 지시한 ATI는 육군의 병력 구조, 부대 편성, 지휘 체계, 항공 전력 전반 등을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항공 전력의 경우 기존 유인 헬기, 공중기병대대 등을 축소하고 이를 드론을 비롯한 무인 체계(UAS)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모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