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찾은 레오 14세 친형인 루이스 프레보스트 부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백악관

성탄절 연휴를 맞아 워싱턴 DC를 떠나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에 머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자신이 주최한 파티에 교황 레오 14세의 친형인 루이스 프레보스트와 배우자 데보라를 초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미국인 출신으로는 처음 교황이 된 레오 14세는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등 관계가 그리 매끄럽지 못한 편이지만, 레오 14세의 맏형인 프레보스트라면 얘기가 다르다.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 중 한 명으로, 민주당 인사들을 강한 언어로 비판해 왔다.

30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트럼프는 마이크를 잡은 뒤 프레보스트와 배우자 데보라를 호명하며 “이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왜 프레보스트를 좋아하는지 아냐”고 묻더니 시카고 출신인 레오 14세가 교황으로 선출됐을 때 “그의 형이 사방에 매가 깃발이 있는 집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그래서 나는 이분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며 “여러분이 와주셔서 정말 기쁘고, 정말 좋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5월에도 백악관에서 프레보스트 부부를 만났다. 레오 14세가 자신의 정책을 비판했을 때 “교황도 훌륭한 분이지만, 그의 형도 훌륭하다”고 한 적이 있다.

프레보스트는 그간 페이스북에 미국 내 강경 보수 세력의 주장에 찬동(贊同)하는 글을 다수 게시했다. 그가 트럼프의 정적(政敵)인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을 저속한 욕설로 비하하고, 펠로시의 배우자가 ‘동성애자’라는 가짜 정보를 공유한 것은 레오 14세 선출 당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나라를 독재로 몰아넣고 있다”고 했는데, 프레보스트는 레오 14세 즉위 이후 언론에 “그런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면 (게시물을) 안 올렸을 것” “내가 올린 게 맞는다”는 쿨한 반응을 보였다. 프레보스트는 레오 14세의 3형제 중 맏형인데 “동생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고, 아마 내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