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탄절 연휴인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둘째를 임신했다며 “내년 5월 딸을 출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레빗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을 위해 전국을 누비며 캠페인을 하던 지난 7월에도 아들을 출산한 뒤 사흘 만에 캠프 대변인으로 복귀했다. 난이도 높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미 정가에서 가장 격렬한 직무 중 하나로 꼽히는 자리에 있으면서 자녀 둘을 연달아 임신한 것인데 그 뒤에는 레빗이 임신 소식을 전하며 고마움을 표시한 직속 상관이 있다. 트럼프 정부 2기 백악관의 실세이자 ‘얼음 공주’라 불리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1997년생으로 역대 최연소 대변인인 레빗의 일거수일투족은 미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관심거리인데, X(옛 트위터)에는 종종 레빗이 아들 니코를 품에 안은 채로 백악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진이 올라온다. 백악관 공식 행사인 핼러윈 파티,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 행사 등에도 니코가 얼굴을 보였다.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해 24시간 긴장감이 흐르는 백악관에서 레빗이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건 상사 와일스의 배려 덕분이다. 역시 플로리다의 로비스트, 보좌관 등으로 일하며 두 딸을 키워낸 워킹맘 출신 와일스는 최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자녀나 어린이집 생각이 나거나, 어떤 날에 보모가 아파서 일을 못 할까 봐 걱정되는 그 마음을 나도 이해한다”며 “그래서 백악관을 젊은 엄마와 아빠, 부모들에게 최대한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레빗은 지난해 7월에도 선거 캠페인 도중 아이를 낳은 뒤 곧바로 복귀한 것이 큰 화제가 됐는데, 여기에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사실상의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던 와일스의 배려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임신 소식을 전하며 “백악관 내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쓴 트럼프 대통령과 와일스 실장님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레빗은 지난달 미란다 드바인이 진행하는 뉴욕 포스트 팟캐스트에 출연해 워킹맘 노릇을 하는 비결을 묻자 “아이들이 취침 시간에는 꼭 집에 도착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전화로 연락하는 절대적인 원칙이 있다” “주말 역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순간들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다”고 했다.
와일스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기 전까지 약 10년을 풀타임 직장에서 떠나 있었는데 “아이와 함께 집에 머무는 건 정말 좋은 것이지만 (다른 여성들에게는) 이를 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악관 내 여성 참모와 직원들이 “중요한 일의 일부였으면 한다”고 했다. 와일스의 두 딸은 현재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 백악관 실세인 모친의 후광을 업고 로비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