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나이지리아 북서부 지역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 국가(ISIS)’에 대한 “강력하고 치명적인 다수의 완벽한 공습”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표적 삼아 잔혹하게 살해한 ‘테러리스트 쓰레기들(ISIS terrorist scum)’로, 기독교인 학살을 중단하지 않으면 지옥 같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경고했고 오늘 밤 그 경고가 실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이번 공격이 “수 년, 심지어 수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며 “전쟁부(국방부)는 오직 미국만이 수행할 수 있는 완벽한 타격을 수행했다. 나의 지도 아래 미국은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성탄절 연휴를 맞아 워싱턴 DC가 아닌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에 머물고 있는데 “신의 가호가 우리 군대에 함께하길 바라고 죽은 테러리스트들을 포함한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기원한다”며 “그들이 기독교인 학살을 계속하면 죽어갈 테러리스트는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인구 약 2억2000만명의 아프리카 최대 인구 대국인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인 농민 간 유혈 충돌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중앙정보국(CIA)이 발간하는 세계 연감을 보면 무슬림(53.5%)과 기독교(45.9%) 인구 비율도 엇비슷해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달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슬람 테러범을 제거하기 위해 ‘총을 쏘며’ 들어갈 수 있다” “전쟁부에 실현 가능한 군사작전을 준비하라 지시했다”며 군사력 사용을 시사했다. ‘아프리카의 탈레반’이라 불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 등이 기독교인을 학살하는데도 정부가 용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충돌이 오랜 기간 계속됐고, 기독교인만 피해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지역에 대한 관심이 풍부한 광물 자원, 나아가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 견제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벌이는 중국은 나이지리아 내 도로, 철도, 항만 등 주요 인프라 건설을 위해 최소 20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입했다. 탄약 생산 확대, 군사 장비 유지·보수, 국방 전문 인력 교육 등 양국 간 군사 협력도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