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곳의 사일로(silo·지하 격납고) 기지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0기 이상을 장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가 22일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2025 중국 군사력 보고서' 초안(草案)을 입수해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매년 중국의 군사력을 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하는데 올해 보고서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2000년 처음 발간된 이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력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평가서 역할을 하고 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달성하려는 중국의 핵전력이 매년 증강돼 2030년까지 핵탄두 보유량이 1000기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고, 2027년 말까지 대만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으로 분석했다.
국방부 보고서 초안은 중국이 몽골과의 국경 인근에 있는 사일로 기지들에 고체연료 방식의 DF-31 ICBM 100기 이상을 장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파악했다. 이전에도 국방부가 중국 사일로 기지의 존재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미사일 장전 여부와 그 수량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미사일들이 무엇을 겨냥하고 있는지는 특정되지 않았다.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지난해 기준 600기 초반대로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 속도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면서도 “핵전력은 계속 증강돼 2030년까지 핵탄두가 1000기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러시아·중국 등과의 ‘핵 군축’ 협상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지만, 보고서는 “베이징(중국)이 포괄적인 군비 통제 논의를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고 했다. 또 2027년 말까지 대만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으로 봤는데, 중국은 해군 함정 배치와 대규모 군사 훈련 등을 통해 대만해협에 존재하던 기존 규범을 약화하고 있다. 대만 장악을 위한 군사적 선택지를 정교화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중국 본토로부터 1500~2000 해리(약 2780~3700km) 떨어진 지역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포함될 수 있다고 초안은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타격이 충분한 규모로 이뤄지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분쟁 상황에서 역내 미군의 존재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