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16일 공개된 대중 문화 잡지 베니티 페어의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인터뷰에서 “J D 밴스 부통령이 대통령에 출마한다면 그가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고, 나는 밴스를 지지하는 첫 번째 사람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3선(選) 상원의원 출신으로 외교·안보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루비오는 밴스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을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후계자로 꼽히고 있는 인물이다. 루비오는 국무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겸임하고 있는데, 이는 미 외교의 거목(巨木)인 고(故) 헨리 키신저(1923~2023) 이후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임기 2년차에 접어 드는 트럼프는 아직 자신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밴스·루비오 중 명시적으로 누굴 지지한다고 뚜렷하게 밝힌 적이 없다. 지난 10월에는 후계 구도를 묻는 질문에 “밴스가 분명히 있고, 마코도 훌륭하다”며 “그 둘을 상대로 누가 출마할지 모르겠다. 그들이 팀을 이룬다면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중서부 오하이오주(州) 출신인 밴스는 미 대선 결과를 좌우하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 지대)’ 노동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루비오는 쿠바계 이민 노동자 집안의 아들이라는 보수 진영에서 보기 드문 배경을 갖고 있어 본선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밴스가 1984년생, 루비오가 1971년생이다.
한편 트럼프 2기 백악관 실세로 통하는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은 이날 공개된 베스트 셀러 작가 크리스 휘플과의 인터뷰에서 밴스·루비오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한 것이 화제가 됐다. 두 사람 모두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였다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전력을 갖고 있는데, 와일스는 밴스가 “10년 동안 음모론자였고 (트럼프 지지는) 상원의원 출마를 위한 계산이었다”며 “밴스의 전환이 더 정치적이었다”고 했다. 와일스 역시 플로리다 출신으로 루비오와 동향(同鄕)이다. 루비오는 이날 트럼프를 ‘알코올 중독자 기질이 있다’고 평가한 와일스의 인터뷰가 파문을 낳자 “와일스만큼 대통령의 임무에 충성스럽고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대부분의 사람은 베니티 페어가 맥락 없이 발언을 보도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엄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