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는 11일 핵심 광물, 첨단 제조, 반도체, 인공지능(AI)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소재인 실리콘과 관련해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팍스 실리카(Pax Silica)’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12일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하는 이 협의체에는 한국·일본을 비롯해 미국의 우방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레이트(UAE), 호주 등 6국이 참가한다. 앞으로 회원국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핵심 광물·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선 조치로 국무부는 “신뢰할 수 있는 동맹과의 깊은 협력에 기반을 둔 팍스 실리카는 강압적 (공급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고 했다.
국무부는 이날 오후 크리스토퍼 랜다우 부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도널드 J.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전야 행사를 열었다. 팍스 실리카는 평화를 뜻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소재 ‘실리카(Silica)’를 합친 것으로 과거 로마 제국,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한 시기인 ‘팍스 로마나’ ‘팍스 아메리카나’를 의도적으로 연상시킨다. 국무부는 “미국은 세계 기술 공급망 전체를 안전하고 회복력 있으며 혁신이 주도하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원칙을 중심으로 국가 간 연합을 조직하고 있다”며 “파트너 국가들에 AI가 주도하는 번영의 시대를 보증하는 견고한 경제질서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했다.
국무부는 “각 국가가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전략적 핵심 분야를 확보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관련 분야로 핵심 광물,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 물류·운송, 컴퓨팅, 에너지 그리드 등을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이콥 헬버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과 야마다 시게오(山田重夫) 주미 일본대사가 양국의 협력 의지를 다지는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랜다우는 “우리의 목표는 나머지 세상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폐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려 국가·기업의 부당한 영향력,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공급망과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며 “혁신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위험이 있는 경제적 강압, 숨 막히는 글로벌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미래를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