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호주는 8일 워싱턴 DC에서 ‘2+2(외교·국방)’ 장관급 회의를 열어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 협정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2021년 출범시킨 오커스는 미국이 서방 정보 동맹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일원인 호주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정부 들어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차관 등이 주도해 오커스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해 이 프로젝트가 좌초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이날 “협정을 전속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검토를 끝내고 지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호주에서 페니 웡 외무장관과 리처드 말스 국방장관이 각각 참석했다. 루비오는 모두 발언에서 오커스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오커스는 전력을 다해 나아가고 있다”며 “(국방부의 재검토는) 이 관계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어떻게 강화할지, 그래서 이게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협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검토였다”고 했다. 그는 “오커스는 매우 강력한 파트너십이자 견고한 동맹”이라며 “우리는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원한다”고 했다. 루비오는 중국의 핵심 광물·희토류 규제 속 호주와의 협력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웡은 “우리는 항상 양국 관계가 서로의 안보·번영에 실질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보장해 왔고, 오커스는 그 핵심”이라며 이번 재검토 결과가 “호주의 승리, 미국의 승리, 영국의 승리다. 우리는 전속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그세스는 여기에 대한 공감을 표시하며 “호주가 미국의 잠수함 생산 능력 확장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를 조만간 제공할 예정인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오커스가 3국 모두에 이익이 되도록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마말스 역시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한 세계에서 친구, 동맹과 함께 힘을 모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당연히 미국은 그 점에서 호주에 핵심적이고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했다.
이미 미국과 호주의 원잠 협력은 일정 부분 궤도에 오른 상태인데, 미국의 원잠에 호주 승조원이 탑승하고 호주 측 군(軍) 인력이 미국의 ‘뉴클리어 스쿨’에 와서 관련 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 센터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호주 장교들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든 미군 사령부에 파견돼 있고, 지난 시간 파이브 아이스 일원으로 가장 긴밀한 정보 공유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미 의회가 호주에 원잠 기술 이전을 승인한 것은 (중국과) 분쟁이 있을 때 호주는 확실히 미국 편에 설 것이란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커스는 호주·영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을 도입한 재래식 원잠을 공동 개발해 각자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2030년대 후반 영국, 2024년대 초반 호주에 각각 첫 잠수함을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