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북한 억류 국민에 관한 질문을 했던 채드 오캐럴 NK뉴스 기자가 이 질문을 한 뒤 “개인 안전에 대한 경고(warnings)를 받았고, 전직 문재인 정부 관료로부터는 가짜뉴스의 유포자라는 비난을 받았다”며 “북한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최소 10년을 보낸 억류자들의 사정과는 무관하게 내 질문을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고 했다. 오캐럴은 현재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의 최고경영자(CEO)로 있으면서 북한 내부 상황 등에 대한 심층 보도를 해왔다.
오캐럴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이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답변이 정치적 폭풍을 불러일으켰고 나는 아직도 그 여파를 헤쳐나가고 있다” “한국 정치의 잔혹한 분열 속에서 나는 불과 24시간 만에 예상치 못한 비판을 도맡아 받는 사람(lightning rod)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캐럴은 기자회견 당시 이 대통령에게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에 대한 대책을 물었는데 이 대통령은 “처음 듣는 얘기”라 했고, 마이크를 넘겨받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시점을 파악해 봐야겠다”며 말을 흐렸다. 이후 대통령실이 수습에 나섰지만, 이 대통령이 우리 국민이 억류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오캐럴은 “김정은 체제 아래에 미국인, 캐나다인, 심지어 일본인 등 외국인 억류자를 취재해 온 나는 한국인 억류자들을 둘러싼 거의 완전한 침묵에 오랫동안 의문을 품어왔다”며 “진보·보수 정권 모두 이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정치적 자본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해당 기자가 문재인 정부가 억류자에 대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식의 단정적 표현을 사용했는데 매우 유감”이라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 행태는 불필요한 가짜뉴스만 생산할 뿐”이라고 했다. 오캐럴은 이에 대해 “(내 질문이) 특정 정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억류자 가족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재명 정부의 계획이 (있다면) 일반 대중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었다”고 했다.
오캐럴은 “기자의 일은 논평이 아닌 질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무지함(ignorance)에 놀란 내 반응이 아마도 부적절했을 것”이라면서도 “기자회견 이후 위성락 실장이 다가와 실종된 남한 시민들에 대해 평양과 협의를 추진할 것이라 강조하고, 비전향 장기수를 북한으로 송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고 했다. 이어 “NK뉴스가 위 실장의 발언을 보도하자 청와대(대통령실)가 반복적으로 연락해 비전향 장기수 송환은 북한이 한국 억류자들을 돌려보내는 것과 무관하며 ‘교환’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주장했다. 두 문제가 연결되지 않았다면 왜 함께 언급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했다. 오캐럴은 보수 진영에 대해서도 “낯선 사람과 지인들로부터 ‘엄청 용감하다’는 메시지가 쏟아졌다”며 “내가 보수층의 편리한 무기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