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조 추첨식 뒤 한국 언론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홍명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5일 2026 월드컵 조 추첨식이 치러진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유럽과 남미의 강호를 피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한테는 좋은 점”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한국은 개최국인 멕시코와 한 조에 편성됐는데 “홈팀으로서 (가지는) 이점이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크다”며 “A조에 쉽게 생각할 팀은 없다”고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과달라하라·몬테레이)에서 치르게 됐는데 홍 감독은 “오늘 조 추첨 후에 가장 고민을 해야 되는 것이 장소”라고 했다.

홍 감독은 이날 조 추첨식을 마친 뒤 믹스트 존(Mixed Zone·공동 취재 구역)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추첨식에서 미국 프로농구(NBA) 레전드 사킬 오닐이 ‘포트2’ 바구니에서 가장 먼저 한국을 뽑으면서 우리나라는 멕시코(피파 랭킹 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유럽 지역 플레이오프 D조(체코·덴마크·아일랜드·북마케도니아) 승자 1국 등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홍 감독은 한국이 가장 먼저 호명된 것과 관련 “갑자기 1번에 나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며 “어떻게 보면 저희는 (북중미 월드컵이 아닌) 멕시코 월드컵이 돼 버렸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은 역사상 처음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3국에서 동시 개최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16강 진출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상대팀 분석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 5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조 추첨식 뒤 한국언론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홍 감독은 대진 상대 중 “전체적으로 멕시코가 가장 위협적”이라며 “홈팀의 이점이나 이런 것들이 크기 때문이다. 저희가 예전에 홈에서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를 했을 때를 생각하면 실력 이상으로 많은 것들이 나오게 된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 9월 A매치 기간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러 2대2 무승부를 거뒀는데,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이날 한국 언론과 만나 홍 감독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멕시코와 역대 15번 맞붙어 4승3무8패 열세고, 마지막 승리는 19년 전인 2006년 2월이었다. 홍 감독은 남아공에 대해서도 “최근 5경기에서 좋은 승리를 거두고 있기에 어느팀 하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했다. 첫 경기 상대가 될 유럽 팀들에 대해서는 “내년 3월 덴마크나 아일랜드가 본선에 올라올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했다.

홍 감독은 첫 두 경기를 치르게 되는 과달라하라가 해발 1600m 고(高)지대라는 점을 언급하며 “가장 고민을 해야 되는 것이 장소” “고지대 적응을 위해 최소 열흘, 길게는 2주 이상 걸린다”고 했다. 조별리그 3차전이 예정된 몬테레이의 경우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굉장히 습한, (기온이) 35도 이상 되는 곳에서 경기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중요한 포인트가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개막 첫날부터 경기를 치르게 되는 만큼 우리 대표팀은 다른 나라보다 조금 더 일찍 현지에 베이스 캠프 등을 차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다른 팀보다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 것이 조금 아쉽다”며 “한 경기 끝나면 휴식 시간도 조금 있고 하니 매 경기 전쟁이란 생각을 갖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왼쪽부터) 홍명보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 강경화 주미대사,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5일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