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개막하는 북중미 3국(미국·멕시코·캐나다) 월드컵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앤드루 줄리아니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TF) 책임자는 3일 국무부가 주관한 외신 대상 브리핑에서 한국에 대해 “일본과 함께 다국적 월드컵 개최 경험이 있는 유일한 국가”라며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트럼프가 월드컵 티켓 소지자에 한해 비자 발급에서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줄리아니는 한국의 평균 비자 발급 대기 시간이 ’14일’이라며 “국무부는 전 세계 영사관이 450명 이상의 직원을 추가 투입해 대기 시간을 지속 단축하고 있고, 내년 초까지 수백만 개의 추가 비자를 발급할 전망”이라고 했다.
5일 워싱턴 DC의 케네디 센터에서는 월드컵 조 추첨식이 열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 현지에서는 점차 월드컵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은 1994년 이후 32년 만이다. 특히 내년 7월 4일은 미 건국 250주년이라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대형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줄리아니는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기에 열리는 것”이라고 했다. 7월 4일 당일에는 1776년 독립 선언서 서명이 이뤄진 필라델피아에서 경기가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줄리아니는 “이런 역사적인 해에 세계를 맞이하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라며 “환대와 혁신이라는 미국 최고의 모습, 우리가 자랑스러운 미국 정신을 선보일 기회”라고 했다.
사상 처음 48국이 참가하는 이번 월드컵은 북중미 3국에서 총 104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미국에선 11개 도시에서 경기가 열리는데, 줄리아니는 “지난 몇 달간 백악관 TF는 보안·교통·숙박·여행 등의 분야에서 역사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500~700만명의 해외 방문객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전례 없는 규모의 (방문객에) 대응하기 위해 11개 도시 모두에 연방 정부 차원의 조정팀을 배치했다”며 “우리는 이 위대한 월드컵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팬, 지역 사회의 안전·보안을 위협하는 소란 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토안보부 주도로 대회 보안·안전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5000억원) 이상의 연방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최근 들어 다시 반(反)이민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월드컵 대회 기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작전이 이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줄리아니는 이와 관련 “우리는 사람들이 합법적으로 미국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피파(FIFA·세계축구연맹)가 대회 기간 ICE 단속이 없을 것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냐는 질문에는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나는 대통령과 25년 동안 알고 지냈지만, 그는 미국 시민의 안전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어떤 조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부 국가의 경우 관계자들이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줄리아니는 “모든 비자 관련 결정은 국가 안보 차원의 결정”이라며 “잠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입국자에 대해서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