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하는 ‘제10차 KF-CSIS 한미전략포럼’이 3일부터 워싱턴 DC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최됐다. 2016년 첫 개최 이후 10주년을 맞은 이 포럼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한미 양국이 직면한 전략적 도전과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영상 축사에서 지난달 발표된 팩트시트(factsheet·설명 자료)를 언급하며 “한미는 10월 정상회담의 결과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 발전들은 우리의 동맹이 단지 지속될 뿐 아니라 미래 지향적이고 전략적·포괄적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미국은 철통같은 확장억제(핵우산) 약속과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재확인했다”며 “양측은 또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향한 공조를 강조했으며, 억제는 외교와 결합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의 전선을 여는 산업 협력의 새로운 단계를 이끌고 있다”며 “우리의 최근 무역·투자 프레임워크는 조선, 에너지, 인공지능(AI), 양자, 첨단 산업에서 확장된 협력을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미국이 한국의 평화적 우라늄 농축,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우리 동맹이 미래 지향적이고 전략적·포괄적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송기도 KF 이사장은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하고 세계 무역과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시기에 한미동맹은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앵커(anchor) 역할을 하면서 이 지역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안정성과 방향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미는 공동의 목적을 재확인하고, 평화·안정의 기반을 강화하며, 더 깊은 경제·기술 협력을 위한 창의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포럼에는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존 햄리 CSIS 회장은 축사에서 “KF가 한국 문화, 정책, 외교의 깃발을 들고 한미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단이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외교부는 미국을 방문 중인 박윤주 1차관이 1일 랜달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연구소(IIPS) 의장, 2일 데릭 모건 헤리티지재단 선임 부회장을 각각 만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때 국방부에서 인·태 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낸 슈라이버는 미 조야(朝野)의 손에 꼽히는 대(對)중국 매파로 미 의회의 초당적 자문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 위원장을 맡고 있다. 슈라이버는 “팩트시트의 성과가 매우 긍정적이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며 주요 전략 분야 협력의 구체적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