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술 회사 ‘델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주인 마이클 델과 배우자 수잔 델 부부는 2일 이른바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라 불리는 청소년 투자 계좌 프로그램을 통해 10세 미만 아동 약 2500만명에게 각각 250달러씩 총 62억 5000만 달러(약 9조1800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를 ‘미국 가정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직접 기부’라 평가하며 “모든 신생아가 평생 재정적으로 안정되고, ‘아메리칸드림’을 향한 출발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획기적으로 가속화 할 것”이라고 했다. 델의 재산 추정액은 약 1490억 달러로, 전 세계 부호(富豪) 중 10번째로 많다.
델 부부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아동이 작은 재정적인 출발점이라도 얻으면 그들의 세계는 넓어진다” “이번 프로그램은 젊은 미국인들에게 단순한 저축계좌 이상의 자신감, 기회를 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자선가와 기업, 지역 사회 지도자 여러분은 우리 아이들, 지역 사회, 국가를 위한 진정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 싶다면 함께해달라”며 기부를 독려했다. 재무부가 내년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트럼프 계좌’는 아동·청소년의 자산 형성을 위한 것으로 2025년 1월 1일~2028년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나는 미국 시민이 대상이다. 연방 정부가 일회성으로 1000달러의 ‘시드 머니’를 지원하고, 세제 유예·감면 혜택 등을 내걸어 가족 및 기타 후원자들이 아동 계좌에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추가 납입할 수 있도록 했다. 돈을 중도 인출하면 과세 대상이 된다는 게 재무부 설명이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인덱스 펀드(Index Fund·지수 연동형 펀드)에 투자돼 계좌주(主)가 18세가 될 때까지 보호자 관리 아래 개인 재산으로 유지된다. 백악관은 “만기 때까지 자금이 완전히 적립되고 인출되지 않을 경우, 28세까지 최대 190만 달러까지 (금액이) 성장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 델 부부의 이번 ‘전례 없는 기부’로 인해 “소득 중간값이 15만 달러 미만인 지역에 거주하는, (2025년 1월 1일 이전에 태어나 시드 머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만 10세 이하 어린이 2500만명에게 추가로 250달러가 지급된다”며 “이 역사적인 관대함은 수백만 저소득 및 중산층 어린이들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데 더욱 강력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계좌’ 사업을 놓고는 다른 저축 수단에 비해 세제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고, 저소득층 가정 아동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