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부가 정부 기관 및 사무소에 ‘대만 관계 지침’을 검토·보고하도록 하는 이른바 ‘대만 보장 이행법(H.R. 1512)’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 심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미 연방정부 공직자들과 대만 관리들 사이의 접촉 제한 규정을 궁극적으로 타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사태’ 발언을 계기로 일본과 중국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미국의 이런 행보가 중국의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트럼프가 이날 서명한 대만 보장 이행법은 의회에서 민주·공화당 할 것 없이 초당적인 지지를 받아 상·하원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법안은 국무부가 5년마다 대만과의 현 교류 지침을 검토한 뒤 제한을 더 풀 것 없는지 기회를 모색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까지 마련할 것을 의무화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는 공식적으로 단교(斷交)했고, ‘자율적 금지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해왔다. 현직 고위 공직자가 대만을 공식 방문하지 않고, 미국과 대만 당국자 간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해 대외에 알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이런 원칙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22년 미 연방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공식 방문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중국은 대만 상공을 넘어가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1기 말엽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퇴임 직전 자국 정부가 대만과 교류·접촉할 때 정한 모든 제한 지침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들어선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관리 차원에서 이 규정을 일부 복원했지만, 자국 관리가 연방 정부 청사에서 대만 관리를 불러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등 옛 규정보다는 조건을 일부 완화했다.
올해 2월 이 법안을 앤 와그너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 법은 이 지역(대만)을 지배하고,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공산당(CCP)의 위험한 시도에 맞서 굳건히 맞서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법안”이라고 했다. 대만은 외교부장 명의로 “미 행정부와 의회의 초당파적인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이 법은 미국 대만 관계 진전을 위한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