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 협상과 관련해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이끄는 미 대표단은 이날 플로리다주(州)에서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과 만나 1주일 만에 종전안에 대한 고위급 협의를 재개했다. 루비오는 “생산적인 협의였다”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더 많은 일들이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는 자신이 전날 베네수엘라 영공 폐쇄를 압박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상 공습이 임박했다는 뜻은 아니라며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라”고 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지난 26일부터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머물렀던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 DC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부패 문제 등을 언급하며 “부패 문제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종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시한의 경우 “나에게는 마감 기한이 없다”고 했는데, 위트코프가 이번 주 모스크바로 떠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의를 통해 더 확실한 안전 보장 등 우크라이나 이익이 종전안에 추가로 반영됐을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베네수엘라 상공과 주변의 영공 전체를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말해 지상 군사 작전을 앞두고 하는 정지(整地) 작업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지난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며 “그 안에 너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했다. 미군이 카리브해 일대에서 마약 밀매에 관여한 상선을 잇따라 공습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생존자를 남기지 말고 전원 사살하라’는 취지의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는 헤그세스를 믿는다”며 “나는 그런 일(생존자 살해)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사해 보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26일 백악관 인근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웨스트 버지니아 출신 주방위군 병사 2명이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총에 맞은 사건을 계기로 반(反)이민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의 체제가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아프가니스탄 등 제3세계로부터의 이주를 영구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여성 상병인 사라 백스트롬은 사망했고, 또 다른 피해자인 앤드루 울프 중사는 “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했다. 이 사건 이후 국토안보부, 이민국(USCIS) 등이 관련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 트럼프는 “장기간 망명 신청을 중단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상 국가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지차제’라 불러 논란이 일었는데, 이날도 “그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이 발언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에는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대규모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데, 소말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처음 하원에 입성한 일한 오마르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와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