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 시작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I 개발 및 활용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으로 트럼프는 “수십 년간의 연방 투자로 구축된 세계 최대 규모의 연방 과학 데이터 세트를 활용하기 위한 통합 AI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2차 세계대전 당시 최고 두뇌들이 모여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제네시스 미션’은 에너지부 산하 17개 국립연구소의 수퍼컴퓨터와 연방 정부의 데이터 자원을 학계·기업 등 민간의 과학자·엔지니어들이 AI 연구용으로 전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에너지부는 과학자·엔지니어 등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능을 갖춘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는 민간 부문의 AI 혁신을 적극 지원하면서 규제에는 간섭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엔비디아, 델, AMD 등 민간 기업들과도 협력해 국립연구소의 수퍼컴퓨팅 자원을 강화할 계획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오늘날 미국은 과학적 발견과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최첨단 영역인 AI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제네시스 미션은 AI 개발과 활용의 획기적인 가속화를 이루기 위해 국립연구소를 포함해 선도적 미국 기업, 세계 유명 대학, 생산 및 국가 안보 시설의 뛰어난 미국 과학자들의 노력을 결합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제네시스 미션이 1960년대 달착륙을 위한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연방 정부의 과학 관련 자원이 최대 규모로 동원되는 것이라 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은 “제네시스 미션은 단백질 접힘부터 핵융합 플라스마 역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실험 자동화, 설계, 시뮬레이션 가속화, 예측 모델 생성 등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가설을 검증하고 진전을 이루는 기간이 수년에서 수일 또는 수 시간으로 단축될 것이고, 현재는 불가능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