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을 출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미션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견되고 있는데, 급증하는 에너지 요금 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 정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 세트를 개발해 민간의 과학자·엔지니어 등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후 AI 관련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최근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혁신적인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 했었다.

트럼프가 이날 오후 서명한 행정명령은 정부가 민간 부문의 AI 혁신을 적극 지원하면서 규제에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연방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산업계·학계 및 기타 과학 기관들과 공유할 것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에너지부는 과학자·엔지니어가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AI 기능을 갖춘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제네시스 미션’에 참여하는 이들이 해결해야 할 국가 안보 관련 과학·공학 과제들을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망라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AI 시대 급증하는 에너지 요금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자리 창출을 포함해 미국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에너지 분야에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력망을 효율화하며, 미국 시민들을 분노케 한 가격 상승 추세를 역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제네시스 미션이 1960년대 아폴로 우주 프로그램 이후 최대 규모로 연방 정부의 과학 관련 자원이 동원되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은 “제네시스 미션은 단백질 접힘부터 핵융합 플라스마 역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실험 자동화, 설계, 시뮬레이션 가속화, 예측 모델 생성 등의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과학자들이 가설을 검증하고 진전을 이루는 기간이 수년에서 수일 또는 수 시간으로 단축될 것이고, 현재는 불가능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