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 구상을 놓고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구상을 적극 수용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격렬하고 끔찍하며,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강력하고 제대로 된 리더십이 있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리더십은 우리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혀 표현하지 않았으며 유럽은 계속해서 러시아에서 원유를 사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을 마련해 우·러 양국이 추수감사절 연휴인 27일까지 이를 수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이 구상은 동부 돈바스 전역, 크림반도 등 점령지 대부분을 러시아에 넘기고 우크라이나의 숙원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도 금지하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초안(草案)을 두고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이 이끄는 미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유럽 주요국과 평화 구상을 논의하기 위해 23일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미 당국자는 언론에 “제네바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측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했다”며 “우리는 상당한 추진력을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맞춰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국경은 무력으로 변경될 수 없고, 주권 국가로서 우크라이나 군대에 대한 제한은 잊을 수 없다”며 기본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